요즘 날씨 참 애매하죠? 낮에는 엄청 덥다가 저녁이 되면 더위가 사라지고, 가끔씩 선선한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 때가 되면 항상 선택을 해야 합니다. 오늘은 창문을 열어두고 자야 할지, 아니면 창문을 닫고 자야 할지에 대한 선택이죠. 최근에 추운 저녁을 무시하고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잠을 잤다가 감기가 심하게 찾아와서 고생을 했던 터라 더욱더 선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작정 창문을 닫아두고 잠을 자려니 매트리스에 닿는 등이 뜨거워져서 잠들기가 어렵고, 에어컨을 키자니 부담스럽습니다. 창문을 열어두고 선풍기를 켜두면 선선하니 잘 땐 딱 좋은 느낌이 드는데, 막상 깊은 잠에 빠져들면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인지 아침에 얼굴이 붓고, 정도에 따라 기운이 없어지면서 감기도 찾아오는 요즘입니다.
어제도 역시나 저에게 시련이 찾아왔었습니다. 저녁에 느껴지는 공기의 온도가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닫아두는 것이 좋을지 참 애매하더군요. 그래도 어렵게 닫아두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웠는다 역시나 온 몸에 열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선풍기로는 감당이 되지 않고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침대를 박차고 나와서 창문을 적당히 열어두고 다시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랬더니 딱 적당한 온도가 되더군요. 그렇게 저는 스르르 잠이 들었고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밥을 먹을 먹으려 요리를 하다가 환기가 너무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창문을 확인했더니 닫힌 상태입니다. 어제 저녁에 잠을 잘 때 닫아두고 잔 것이죠. 뭘까요? 꿈이었을까요? 그럼 제가 느끼고 있었던 더위는 모두 거짓이었을까요? 엄청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 원효대사의 해골물?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새삼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럼에도 오늘도 잠을 잘 때가 되면 창문을 어떻게 해두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하겠지만, 어쨌든 방금 전에 한 경험은 참 신기합니다. 이렇게 제 뇌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군요. 더워도 그냥 시원한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